[야설] 하숙집의 여인들 - 6편



[야설] 하숙집의 여인들 - 6편

[야설] 하숙집의 여인들 - 6편 


특이한 억양의 언어가 지혜의 방을 맥구고 있었다.

딱딱 밑으로 끊어 떨어지는 한국어의 톤과는 달리 부드러운 음율이 있었다. 


"어..오빠 무슨일이에요?"


체크가 섞인 핑크색의 트레이닝 복을 입고 지혜는 열심히 일본어 테잎을 틀고 공부에 한창이었다.

파마를 한 짧은 커트머리는 잠옷과 어우러져 더욱 귀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냥 뭐...심심해서지."


나는 살짝 웃으며 지혜가 꾸민 귀여운톤의 방안을 둘러보았다.

옷걸이에는 그녀의 성격을 대변하듯 유아틱한 잠옷만 해도 몇벌이 걸려있었다. 

하기야..저번에는 도라에몽잠옷이었지.. 몸매가 안드러나는 옷을 입는 여인은 지혜 하나 뿐이다.

잠옷안에 감춰있을 미지의 몸매에 왠지모를 신비감과 호기심이 불꽃같이 일어났다. 

이제 하숙집에 온지도 2주일이 되어갔다. 

며칠간 소명이로 주린배를 채우고 있었고, 얼마전 그녀의 조언으로 인해 난 지혜에 대한 공략법을 세워둔 상태였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 계획의 실행 일 이었다. 


"앉아도 될까?"

"네..앉으세요.. 오빠.. 근데 많이 지저분해서.." 


지혜는 쑥쓰러워 하며 내게 자리를 권하고는 일본어 테잎을 끄고 앉았다.


"일본어 잘하겠다..과가 일본어 과니까.멋진데?"

"아니에요...이제 겨우 몇개월 배웠을뿐인걸요." 


지혜는 많이 쑥쓰러워 하며 얼굴을 붉혔다.


"하루에 공부 얼마나해?"

"못해도 8시간은 해요." 

"8시간??" 

"네...그렇지 않으면 강의를 알아 듣기도 벅찬걸요," 


지혜는 피식 웃더니만 아차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해요 오빠. 차라도 드려야 하는데..."

"아..아니.." 


내가 괜찮다 대답할 틈도 안주고 지혜는 일어나서 부지런히 이것저것을 꺼내 컵에 우려내기 시작했다.

8시간이라... 8시간동안 여자랑 뒹굴어도 힘들텐데..공부를 하다니 새삼 착하고 성실한 지혜의 매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지혜는 향긋한 향이나는 차를 내 앞에 내밀었다. 


"허브차에요... 향이 좋아서."

"고마워. 맛좀 볼까?" 


허브의 달콤하고 은은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나는 허브차를 한모금 마시고는 지혜에게 물었다. 


"근데..이렇게 아침부터 공부를 하는거야?"


시계는 오전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혜는 싱긋 웃어보였다.


"아침이 공부하기 가장 좋아서요."

"음..그렇구나.." 


잠시 어색한 정적이 방안에 흘렀다.


"근데..오빠..무슨일땜에 오셨어요?"

"아..그냥 심심하기도 하고..너랑은 말도 많이 못해봤고.." 

"아.. 제가 좀 말이없고 낯가림이 심해서.." 


지혜는 자신이 미안하다는 듯한 말투였다. 나는 살짝 웃으며 지혜를 바라보았다.

화장기없는 맨 얼굴에도 새하얀 피부덕에 화사하고 귀여운 얼굴이었다. 

또 한번의 정적이 방안에 흘렀다. 

내가 원하는 정적이기도 했다.이야기를 어렵게 꺼내는 뉘앙스를 줘야만 한다. 


"저기..지혜야."

"네?" 


머그잔에 입을대고 차를 마시던 지혜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오늘 나한테 시간좀 내 줄수 없겠어?"

"어..어떤..?" 


나는 최대한 진지한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나랑 잠시 어딜 가 줬으면해."

"어디...로요?" 


지혜는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냥 교외로..나랑 나들이 좀 같이 가줘."

"저기 근데..왜 저랑.." 


당황할 만 했다. 갑작스레 나들이를 권했으니 말이다.

나는 이 상황에 대비한 대답도 준비해놓고 있었다.상당히 유치하지만 말이다. 


"예전에 사귀던 여자친구가 오늘 죽었어."

"아...그..그런..." 


내가 생각해도 유치한 발상이었다. 여자 친구가 죽긴 뭘죽어...

하지만 지혜처럼 순수한 아이를 꼬시기엔 유치하지만 이 방법뿐이었다. 


"예전 여자친구도 지혜처럼 귀여웠는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미소에 약간 슬픔이 묻어나도록 눈을 아련하게 뜨는 연출도 잊지 않았다. 


"아..그..그게.."


지혜는 부끄러움에 어쩔줄 몰라했지만, 진심으로 같이 슬퍼해주는 듯 했다.

나는 풀이 죽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역시..안되겠지..지혜야 그냥 잊어버려.오빠가 그냥 한말이야."

"아..아니..오빠 그게 아니구요.." 


내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더니 이윽고 눈이 동그래지며 생각에 잠겼다.

골똘히 궁리하는 지혜의 모습이 귀여워서 죽을거 같았다. 

사실상 귀염상이야 화인선이 훨씬 귀염상이었지만, 지혜에겐 깨끗한 하얀피부로 인한 순수함이나 고등학생 소녀같은 

풋풋함이 있었다.


'정말 매력이란건 여자마다 각각 다른거구나..'

이 맛을 알아버린내가 한 여자를 사랑하다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수 있을까? 안그래도 여자 좋아해서 힘든데 이 하숙집에 

온 이상 그건 더 힘들어 보인다.


"좋아요..오빠..제가 같이 갈게요."


10분여의 고민시간이 끝나고 지혜는 결심한듯 말했다.

나는 오바이다 싶을 정도로 환하게 웃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고마워 지혜야..정말 고마워.."

"아..아니에요. 그 정도는 할수 있어요." 

"사실 매년 오늘이 되면 너무 힘들어... 오늘만 내 여자친구 되어줄수 있지?" 


나의 느끼한 말에 지혜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여..여자친구요?"


안절부절하는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지혜를 와락 끌어안았다.


"고마워 지혜야.."

"오..오빠.." 


표정은 보지 않아도 뻔했다. 눈이 크게 떠져 멍해져있을게 뻔했다.


"준비하고 있을게."


나는 지혜에게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방을 나섰다.

문을 닫을 때 어렴풋이 보인 그녀의 몸은 돌처럼 굳어있었다. '정말 순수하군..'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했다. 반이상 성사된것이나 다름없었다.

팬션은 예약해 두었고, 모든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남은건 지혜를 압도할 만한 분위기와 부드러운 섹스 스킬뿐이다. 


"최대한 부드럽게 다뤄야하겠지.." 지혜는 아무도 따지 않는 꽃이다.

함부로 따려 했다가는 꽃잎이 떨어지고 마는 그런 꽃이였다. 

남자기에 일찌감치 준비를 마쳤지만 지혜는 도통 나올생각은 하지 않았다. 

재털이에 담배가 하나둘씩 쌓여 열가피쯤 되었을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저..지혜에요 오빠." 


그녀는 함부로 들어올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밖에서 조용히 속삭였다.

문을 열자 꽃단장을 한 지혜가 보였다. 

추운날씨 탓에 목을 살짝 가린 귀여운 남색코트에 청바지,그리고 앙증맞은 구두. 지혜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하는 깜찍한 

옷차림이었다.

화장까지 하자 순백색의 피부가 더욱 돋보였으며 은은한 향수냄새까지 났다. 


"와..이렇게 입으니까 정말 숙녀같은데?"


나는 진심어린 칭찬을 잊지 않았다. 지혜는 대답대신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금 하숙집에서는 소명과 화인선만이 집에 있고, 모두 외출한 상태였다. 

최대한 그들에게 걸리지 않게 가는것이 관건이었다. 


"비밀 여행가는거 같아서 너무 설레는데?"


나는 지혜의 등에 살짝 손을 올려 지혜를 이끌었다.

그녀는 연신 수줍은 표정을 지은채 나를 따라 내 차에 올랐다. 

조수석의 안전벨트를 매주자 내 얼굴은 지혜의 얼굴에 가까이 밀착되었다. 

립클로즈를 발라 반짝 거리는 입술이 앵두처럼 달콤해 보였다. 

난 생애 최초로 섹스생각보다 키스생각이 먼저 나게 되었다. 

지혜는 내가 접근하자 흠칫 놀랐지만, 이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자.. 출발합니다."


나의 자존심이라 할수 있는 SUV차가 스르르 미끄러져 나갔다.


"근데..어디가는거에요?"


나는 대답대신 피식 웃어보였다.


"겨울 나들이 하기에 최고 좋은곳."


내차는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리고 있었다. 평일이라 고속도로는 한가했고 목적지는 강원도였다.

물론 지혜에게는 조금의 귀띔도 해주지 않았다. 

차안에 울리는 신나는 노래에 지혜도 고개를 까딱까딱하면 박자를 맞춘다. 

기분이 많이 업된거 같았다. 


"너무 공부만하지마."

"네?" 

"가끔 이렇게 교외도 나오고 그래. 언제든지 원한다면 시간이 허락하는한 내가 드라이브시켜줄게." 

"고마워요 오빠" 


지혜는 살짝 귀엽게 미소를 지었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더이상 하숙집에서 처럼 어려워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좋아함에서 우러난다고 하면 거짓말이겠고, 약간의 호감이 더욱 생겨난 눈빛 나는 앞을보고 운전하고있었지만 내 옆의 

지혜의 시선을 느끼며 흐뭇해졌다.

내가 팬션비를 지불하고 귀찮게 강원도까지 운전하는 수고등이 전혀 짜증나지 않게 해줄만큼 지혜와의 잠자리는 내게 엄청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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