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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19가이드 > 야설 > 약사 아줌마 4

그렇게 침대위에서 잠들었다. 문득 뒤척일때마다 옆사람의 체온을 느끼는게 좋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잠결에 손을 뻗어 가슴을 만져본다. 부드럽고 말랑거리고.. 아줌마가 날 향해 기대어 온다. 


몇번의 섹스가 있었지만 같이 잠드는건 처음이다.

낮은 조명에 비추는 실루엣... 흰색의 피부, 동그란 얼굴, 조금 벌어진 입술.


숨을 내쉴때마다 가슴이 조금씩 움직이고, 팬티를 이불이 감싸고 있는 하체.

조금 내려가 가슴에 얼굴을 묻고 허리를 감싸고 잠이든다. 아줌마가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천천히,천천히, 잠이든다. 한번쯤 더 하고 싶었는데 조금은 아쉬웠다.


물줄기 소리에 잠에서 깼다. 팔을 뻗어 옆을 더듬거려본다.

따스한 체온만 있을뿐 부드럽고 말랑거리는 아줌마의 몸은 없다.


샤워중이구나..

기지개를 켜고 더듬거려 TV를 켠다. 뉴스채널에서 무언가 소식을 전하는데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겨우 일어나 커튼을 젖힌다. 모텔창에 달려있는 두꺼운 극장용 커튼.

창밖의 밝은 빛이 모텔방에 쏟아져 들어온다. 거울에 여기저기 반사가 되며 눈이부시다.


새들의 짹짹임, 차량소음 경적소리, TV뉴스 소리, 욕실에서 물떨어지는 소리..

또, 하고 싶다는 욕망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아니 아침마다 의무적으로 발기하는 물건을 보며 하고싶다는 생각을 한걸까?


어느게 먼저인지 중요하지 않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인 채 욕실로 다가가 노크한다.


- 누나 나 들어가도 돼?

- 응.. 뭐라고 한거야?

- 나.. 들어가도 되냐고.

- 볼일보려고? 급해? 누나 조금만 씻으면 끝나.

- 볼일은 볼일인데 그 볼일이 아니고.......


거칠게 문을 열고 욕실로 들어갔다.

뜨거운 수증기. 샴푸냄새. 욕실의 붉은 조명. 조명에 반사되는 타일색깔.

욕실조명에 반사되는 아줌마의 몸이 더 자극시킨다. 


- 뭐야? 갑자기 들어오고.. 놀랬잖아.. 급해?

- 응.. 급한데 나 하고싶어.


와락 뒤에서 껴안는다.

몸으로 떨어지는 물줄기의 따뜻함. 비누칠로 미끌거리는 아줌마의 몸. 살이 맞닿을때마다 비누거품이 묻는다.

- 누나가 씻겨줄께. 

샤워타올에 거품을 만들더니 몸을 씻겨준다. 

손을 지나 팔을 겨드랑이를 간질거리며 장난을 치더니 엉덩이를 그리고, 앞쪽 커진 성기를 보며 말을 건낸다.


- 비누 닿아도 괜찮아?

- 응?

- 이거 커졌잖아. 비누거품으로 닦아도 괜찮아?

- 응.. 상관없어

거품이 잔뜩있는 샤워타올이 성기를 지날때 정말 오금이 저릴정도로 찌릿찌릿했다. 처음 알았다.


샤워타올과 거품의 조합 

허벅지와 종아리를 지나며 발을 씻겨준다. 간지럽다.

정말 정성스럽게 몸 구석구석 아줌마의 손길이 닿는다. 


밝은곳에서 여자앞에 알몸으로 있는게 처음이라 부끄럽지만 부끄러움이라는 감정보다 욕실에서 하고 싶은게 더 우선이다.

그리고, 전에 말해줬던 아줌마의 섹스판타지 결정적인순간 남자의 몸에 소변을 보고싶다는 그걸 해주고 싶었다.


- 머리 감겨줄께. 조금 낮춰봐..

욕조에 걸터앉았다. 

샴푸에 린스에 뭔가 많다. 여러번 감기고 행군다. 혼자 할때는 걍 비누 하나로 끝냈는데.

피부가 미끌미끌하고 머리에서도 왠지 더 좋은 냄새가 난다. 


- 누나.. 나 하고 싶어.

대답없이 샤워만 한다. 

- 이쪽으로 들어와. 말을 꺼내고 욕조안으로 들어간다. 

물을 틀어놓고 앉은채로 아줌마가 씻는것을 보고있다. 따뜻한 물이 점점 차오른다.

욕실안은 샤워기 물소리와 욕조에 물떨어지는 소리만 맴돈다. 


- 거품만 다 씻으면 들어갈께..


샤워기 물이 멈추고 아줌마가 조심스럽게 욕조안으로 들어온다. 가슴정도에 차있던 물이 욕조밖으로 넘친다.

욕조바닥에 있던 거품이 하수구로 빨려간다. 콰르릉.. 소리가난다.


서로 마주보며 키스를 한다.

몸을 움직일때마다 물결이 얼굴 아래서 찰랑거린다. 가슴을 만져본다.

물속에서의 만지는 아줌마의 느낌. 팔을 움직일때마다 손의 감촉과 물속에서의 움직임 섞여 전해진다.


아줌마가 몸을 움직여 내게 기댄다. 이제 뒤에서 안은채 애무를 이어나간다.

고개를 돌려 키스를 나누고 목덜미를 애무하고 왼손은 가슴을 오른손은 아줌마의 그곳을...

온몸이 따뜻하고 물속에 있어서 움직임이 자꾸만 둔해진다. 찰랑거리는 욕조의 물.

똑.똑..똑...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욕실을 맴돈다. 


아줌마가 엉덩이를 들어 삽입을 시도한다. 

잘 안된다. 몇번을 시도해도 안된다.

물속이라 뻑뻑하다. 

어렵사리 삽입이 되도 밖에서의 섹스처럼 원활하게 이루어 지지 않는다. 

뻑뻑하고 아프다. 남자인 내가 아플정도면 여자는 어떻겠는가.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들 대부분 뻥인건지 내가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건지 너무 어렵다.


아무튼 아프고 불편해서 도저히 못할꺼 같다.

- 누나 아프지

- 괜..괜찮아..

억지로 미소지으며 계속 해주려 한다. 도저히 못하겠다.

- 누나 밖에서 하자. 잘 안되네..

- 미안.. 내가 컨디션이 안좋은가봐.

물속에 있다가 나오니 몸에 힘이 쭉 빠지는게 느껴진다. 몸이 무겁다.


계획은 이게 아닌데.. 변기 위에 아줌마를 위에 앉힌다. 다시 애무를 이어나간다.

아줌마가 하고 싶다는 그 판타지 꼭 해주고 싶다.


정말 정성을 다해 몸을 애무한다. 얼굴에서 발가락까지.

검지손으로 그곳이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을 하고 천천히 삽입을 했다.

아까 통증이 있었으니, 더욱더 조심스럽게 동작을 이어간다. 


욕실바닥에 샤워가운을 깔고 누웠다. 아줌마가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온다.


- 누나.. 소변 보고싶으면 해도 상관없어.

고개를 숙인채 말이없다. 두손으로 내 어깨를 누른채 동작만 이어나간다.

바닥의 찬기운이 욕실까운을 타고 등에 전해진다.

바닥은 차고 위는 뜨겁고, 전형적으로 입 돌아가기 좋은 환경이다.


더 큰일인건 내가 너무 흥분했는지 사정할거 같았다. 실눈을 뜨고 아줌마 표정을 살펴보니 조금은 더 있어야 할꺼 같은데.

머리속에서 급하게 애국가를 불렀다. 1절에서 4절까지...

주기도문도 외워보고, 군시절 법당가서 배운 반야심경도 암송해보고 그래도 소용이 없다.


싸...쌀꺼만 같은걸 이빨을 꽉 깨물고 참는다. 정말이지 지금생각해도 눈물겹다.

그때 아줌마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 나... 나아.... 쌀꺼같아...

너무 고마운 목소리다. 소변이 몸에 떨어지든 말든 상관없다.

- 나도 쌀꺼같다. 우리 같이싸자.

아줌마가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먼저 사정을 하고 30초정도 시간이 흐르자 아줌마가 움직임을 멈추고 소변을 본다. 

물줄기가 가슴을 지나 얼굴까지 향한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피했다. 머리에는 묻은거 같다.

아줌마는 부끄러운듯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아..어떡해 어떡해 라는 말만 반복하며, 

- 어쩌긴 또 씻으면 되지 뭐...

부끄러운듯 한참을 그 자세로 있다. 흠... 아무래도 내가 먼저 일어나서 씻어야겠다.


- 누나 나 씻고싶어.

- 응.. 미안해..

- 아냐

- 창피해서 성일이 얼굴을 못보겠다.

- 나 괜찮아. 미안해 하지마.

아줌마를 살짝 안아주고 샤워를 다시한다. 이번엔 내가 아줌마를 씻어준다.

몸 구석구석을.. 사타구니를 씻어주는데 그곳에서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흐른다.

- 누나 이거.. 얼마나 흘러?

- 응.. 뭐가?

- 이거.. 내가 싼 정액

- 대부분은 바로 흘러내리고 간혹은 몇시간후에 팬티에 뭍는경우도 있고..

- 그렇구나.

넣고 싸는것만 알았지 여자가 뒤처리 해야하는 불편함은 전혀 몰랐다. 


- 누나 다음부터는 콘돔끼고 하자.

- 콘돔... 누나는 콘돔끼고 하는거 싫어.

- 남자정액 거기서 흘러내리면 찝찝하잖아.

- 상관없어, 나는 내몸에 다른게 들어오는거 싫어.

- 콘돔은 안전하잖아.

- 그래도 싫어. 너 혹시 내가 임신할까봐 그래? 임신해서 너 발목잡을까봐?


대화가 엉뚱한곳으로 튄다. 오해할까봐 강한 액션을 취했다

- 야! 너 임신하면 내가 도망갈꺼 같냐? 노가다하고 새벽에 우유배달이라도해서 밥 안굶기니까 엉뚱한소리 하지말고 

너 불편할까봐 그런거잖아!


아줌마가 고개를 푹 숙인다.

속으로 걱정했다. 화내면 어쩌나.. 다행히 아무말이 없다. 서로의 샤워가 끝날때쯤 아줌마가 말을 꺼낸다.

- 알았어.. 성일아. 너가 하고 싶으면 콘돔끼고 해.


가슴이 철렁했다. 혹시 너 꺼져!라고 할까봐. 

먼저나와 침대에 누웠다. 몸이 나른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TV뉴스가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나른한게 눈이 감긴다.


욕실문이 열리고 아줌마가 나온다.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한다.

뒷모습이 아름답다.

살짝 잠이들었는데 아줌마가 옆에 누워 잠이깬다. 옆에 기대더니 내 팔을 들어 가슴에 얼굴을 댄다.


뭔가 말을 해야할꺼 같다. 갑자기 언젠가 소설에서 봤던 말투를 흉내냈다.

- 누나..진정한 미녀는 아침에 일어났을때 아름다워 보이는 사람이라는데

- 후후.. 나는 어땠는데?

- 죽여주지. 그러니까 내가 일어나자마자 달려들었잖아.

- 그래.. 너무 고맙다.

내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포근히 안아준다.


그대로 더 있고싶지만 점심먹기전 영이를 태우러 가야해서 일찍 나섰다.

- 친구들 안 만나도 돼?

- 상관없어

- 그래도 한달만에 왔는데 얼굴 보고와도 돼.

- 누나 얼른가자. 영이 기다리겠다.


첫 여행은 서로에게 만족이였다.서둘러 영이를 태우러 집으로 향한다.

집에 거의 도착해서 였다. 아줌마 핸드폰이 울린다.

아줌마는 당연히 영이라고 생각하고 조수석에 있는 내가 전화를 들었다.

발신번호가 영이가 아니다. 선미


- 누나 선미라는 분인데요..

아줌마 얼굴이 살짝 굳어지더니 직접 전화를 받는다. 

- 응.. 

- 아니..

- 운전중이야..

- 미안해, 내가 조금있다 전화할께

단답형의 대화가 오가고 얼굴빛이 조금 이상해서 물었다.


- 무슨 전화를 그렇게 받아요?

- 응.. 친구

- 내가 옆에 있어서 불편해서 그랬나? 아.. 이거 달리는 차안이라 밖으로 뛰쳐 나갈수도 없고. 

아하~ 귀막고 있을꺼니까 통화해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검지손으로 귀를 막았다. 

- ㅎㅎ 아니야 그런거. 전에 너도 한번 봤는데 며칠전 약국에 놀러왔잖아. 

누나 친구라고 성일이 너가 타준 커피 맛있다며 두잔이나 먹었는데..

- 아..미술학원 원장이라는분. 


이제야 생각 났다. 며칠 전 밥 먹은후 꾸벅꾸벅 졸고있을때 정말이지 이지적인 느낌의 여성분이 약국에 온적이 있었다.

병원도 점심시간이라 처방전 환자분이 없어서 아줌마는 은행업무로 자리를 비웠고, 혼자 약국을 지키다 만났는데

정말 잠이 확 깰 정도로 미인이였다.


내가 키가183인데 그 여성분 170이 넘는키 숏컷 헤어스타일 완전 모델 수준의 외모였다. 

약국에 들어오면서 접수대에 있는 날 보더니 의심하는 눈초리로 쏘아보는데 지은죄도 없이 괜시리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그런 눈빛이였다.

날카롭던 눈빛은 사촌동생이라는 설명에 금방 풀어졌지만, 날 쏘아보던 눈초리는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두분 대화를 위해 일부러 자리를 피해 약국밖에 있었지만, 대화 중간중간 날 바라보며 말을 이어 나가던 뭔가 이해할수 

없던 일이 있었다.

그 선미라는 친구분이 가고 약국에 들어섰을때 미간을 찡그리며 친구 뒷모습을 보던 아줌마의 모습.

내가 모르는 무슨일이 벌어지는 중이다. 

점심전 영이를 데려오고 아줌마는 약속이 생겼다며 서둘러 나갔다. 


뭔가 불안했다.

선미라는 분 전화를 받은 후 농담을 해도 잘 웃지 않고 약간 초조해 하는 거 같았다.

저녁때가 돼도 들어오지 않는다. 

전화해서 왜 안 들어오냐고 걱정한다고 말하고 싶어도 괜한 오지랖으로 보일까봐 서재에서 컴퓨터만 만지작만지작 거렸다.


11시가 넘어서 핸드폰이 울린다.

- 성일아.. 헤헤 누나야..

- 취했나 보다. 전화기 너머로 소음이 시끄럽다.

- 성일아 누나가 많이 취했는데 이쪽으로 와줄래?


서둘러 나갔다. 걱정스러우면서 짜증도 났다.

술자리가 있어서 늦어지면 전화로 이야기를 해주던지. 초조한 얼굴로 나가서 연락도 없고 술이 떡이 되어서 전화하고.

말해줬던 술집으로 진짜 힘들게 물어물어 찾아갔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있어서 지도를 볼수가 있나 생전처음 보는 곳에서 술집을 찾는건 안습이다.


자리를 찾아가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아줌마는 벌써 꽐라가 되서 울다가 웃다가 술주정을 하며 앉아있고, 선미라는 친구분은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다.


- 안녕하세요. 저희 누나 많이 마셨어요?

= 성일씨라고 했지? 한잔받어.

아무리 두번째 만남이지만 초면부터 반말이다.

=내가 성일씨 누나 친구니까 말 편하게 할께. 나 존대하는거 밥맛이라고 생각해

- 아.. 예 편하게 말씀하세요. 쪼...쫄았다.

= 나 주리(약사아줌마)30년 친구야. 어릴때부터 알어.

- 아.. 예..

= 그래서 묻는거야. 너 솔직히 말해. 주리사촌동생 아니지?


심장이 쿵... 소리를 내며 발바닥 까지 떨어지는 느낌이였다. 

뭔가 분위기를 바꾸는 액션을 취해야 겠다는 생각에 맥주를 따르던 글라스잔에 소주를 가득 부어 그대로 원샷을 하며 

앞에 앉은 선미누나의 얼굴표정을 살폈다. 얼굴 표정하나 안바뀌고 날 노려본다.

팔장을 끼고 손가락에는 담배가 끼워있고 다리는 꼬고 앉은 상태에서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날 노려보고 있다.

그 잠깐사이 머리를 굴려봐도 '넘겨집는다' 라는 단어만 머리속에 맴돌았다.


= 너네 둘 사이 다 알아.

술기운이 확 하고 올라온다. 기싸움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으로 그래로 눈을 치켜뜨고 처다봤다.

남자라면 헛소리 말고 불만있으면 계급장 띄고 맞장한번 뜹시다 라고 하겠지만 여자와의 기싸움은 경험이 없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선미누나는 깊은숨으로 담배를 빨더니 상채를 숙이며 내 얼굴에 후~불며 말한다. 


= 야.. 어린놈. 주리 잘 챙기고 나중에 나랑 연애한번 하자.

나랑 연애한번 하자. 

나랑 연애한번 하자..

나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 나 간다. 술값은 남자니까 너가 계산해라. 누나 간다~ 


대답도 안듣고 그대로 일어서더니 뒤도 안돌아 보고 또각 또각 구두소리를 내며 밖으로 사라졌다.

이번에도 너무 황당했다. 지갑도 안들고 나왔는데..아는사람도 없는 이곳에서..

옆에 꽐라가 되서 널부러져 있는 아줌마 핸드백을 뒤져보니 다행이 지갑이 있다.

후.... 깊은 안도의 한숨이..

계산을 하는데, 뭔.. 여자둘이서 소주를 8병이나 마셨는지.. 


택시 뒷자리에서 호기심에 아줌마 지갑을 뒤져봤다.

영이스티커 사진이 있고, 안쪽에 선미라는 사람과 찍은 사진도 있는걸 봐서 둘이 정말 친한가 보다. 

그것보다 '나랑 연애한번 하자'라는 말이 자꾸 맘에 걸렸다.

분명히 뭔가 의미하는 단어인데. 

정말 자기랑 섹스를 하자는 말인가? 아니면 니가 주리 사촌동생이 맞다면 누나 친구니까 사귀자는 뜻인가? 

술기운이 올라와서 머리도 아픈데 더는 머리 굴리기가 싫었다. 내일 아침이면 모든 게 밝혀지겠지.

이 아줌마가 술기운에 친구에게 털어놨던지, 선미 누나가 넘겨 잡은건지. 이도저도 아니면 술자리에서의 헛소리였던지.


월요일 아침.

면허학원 기능시험이 오전에 있어서 10시가 넘어서 약국에 출근했다.

쯧쯧... 얼굴표정을 보니 아직도 술이 덜깨있는 표정이다.


- 누나 나왔어.

- 으응.. 시험은 잘봤어?

- 응.. 도로주행만 합격하면 끝나. 그런데 어제 무슨 술을 그렇게 먹었어?

- 아오... 말 시키지 마. 선미 그 계집애랑 술먹으면 내가 필름이 끊어진다니까.


의자에 앉아있는 아줌마 뒤에 다가가서 천천히 어깨를 맛사지 했다.

- 아.. 시원하다.

- 누나 그런데 혹시 어제 술자리에서 선미누나한테 우리사이 털어놨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 아줌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고개를 휙 돌리며 되려 묻는다.

- 무슨소리야? 

어제 술자리에서 일을 이야기 했다. 

아줌마가 꽐라가 되서 널부러져 있는동안 선미누나의 추궁을 받았고,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연애한번 하자는 말 그리고, 술값도 안내고 그냥 가벼렸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키보드 옆에 고개를 숙이더니 한숨을 여러 번 내쉰다.

이 아줌마 술 먹으면 다 털어놓는 부류구나... 쯧쯧쯧

이거 도로주행만 합격하면 면허증 나오는데 당장 짐 싸서 도망가야하나.

혹시라도 선미 누나가 아줌마 집에 연락해서 가족들이 몽땅 들이닥쳐서 나 산으로 끌고 가서 거꾸로 묻어버리는건 아냐? 

머릿속에서 온갖 추축이 난무했다.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했다.


점심을 먹을때도 날이 어두워저 약국문을 닫을때도 아무 말이없다. 더 불안했다.

집에 전화하더니 가사도우미에게 뭔가 이야기를 한다. 오늘 늦을꺼 같아서 영이혼자 자면 불안하니 작은방에서 같이 

자달라고, 고마워요 아줌마.라는 대답을 듣는거보니 뭔가 할말이 있으려나 보다.

심각한 상황을 보니 섹스를 하자는건 아닌것 같고..


- 성일아 조용한곳 가서 이야기좀 하자.

아..속으로 자꾸만 욕이 나왔다. 이제 필요없으니 짐싸서 가라는건가? 

아님 친구에게 들켰으니 사라져줘라. 그것도 아니면 다 알려졌으니 이번기회에 결혼식 올리고 같이 살자는건가? 

나느 너무나도 불안했다. 자꾸만 아줌마 눈치를 보며 졸졸 따라만갔다.

집에 가라고 하면 어쩔수 없지만, 도로주행 까지만 합격하고 간다고 할까? 잠은?

잠은 약국에서 잔다고 할까? 잠깐만 다른 시도에서 도로주행시험이 가능한가?

에이..나도 너무나 유치한 놈이다. 이런상황에 도로주행이나 걱정하고..


커피숍에 마주 앉았다.

주문한 커피가 나오고 한참을 망설이더니 말을 이어간다. 거기서 나온 내용은 충격이였다.


- 나와 선미는 유치원때부터 친구였어. 초,중,고를 같은학교를 나왔어. 난 약대, 선미는 미대를 갔어.

그런데 중학교때 같이 잔적이 있는데 그때 선미가 이상했어.

자는 내 입술에 입마춤을 하고 몸을 만지는데 그게 싫지는 않더라. 

고등학교에 가면서 서로를 향한 스킨쉽 강도는 강해져 갔고, 지금도 한달에 한두번씩은 잠자리를 한다고. 

남자와의 관계가 싫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여자에게 흥미를 느끼지도 않는 동성연애라고 하기도 양성연애라고 

할수도 없는 그 어느쪽에도 정의를 내릴수 없는 관계를 이어나간다고.


이런 사실을 털어 놓는게 너가 처음 이라며 말을 끝냈다.

입이 딱 벌어져 할말이 없었다. 뭐라고 대꾸를 해야는데 마땅히 말할 단어가 생각이 안났다.

할말이 없었다.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도 아줌마도 아무 말이 없다.


- 그럼 그 관계가 누나 첫 경험이야? 말을 해놓고도 내 스스로 어이가 없었다.

아줌마는 아무말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 그럼 선미 누나는? 선미 누나는 지금 만나는 사람 없어???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동성연애 그런 거 없어지지 

않을까? 내가 동성연애를 편해 하는건 아니야. 인정하고 존중해. 그런데 내가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서 당황해서 그래.

솔직한 생각은 지금의 관계를 깨트리고 싶지 않았다. 


- 선미 독신주의야. 남자한테 정주고 그런거 싫데... 감정 소비하는거 같아서.

문득 군시절 후임이 생각났다. 분대장 시절 입대한 신병인데 여자친구가 얼마후 결별을 통보했다. 

우리는 입대후 의례 깨지는 부류의 커플인줄 알았는데 휴가복귀후 털어놓는 후임의 이야기는 충격이였다. 

자신의 여친이 동아리 선배와 바람이 났는데 그 선배가 여자선배였다. 

바람난 상대가 남자라면 주먹다짐이라도 해서 화를 풀어버리고 올 텐데 여자라 아무것도 할수 없이 그냥 복귀했다고. 

남녀관계와 다른 어떻게 접근할수 없는 관계가 여자와 여자의 관계라는 말이 생각났다.


커피숍을 나와 집앞 놀이터 그네위에 앉았다. 이대로 집에 들어갈수 없었다.


- 누나. 나 짐싸서 집에 갈까?

- 가고싶어?

- 난.. 누나 옆에 있고 싶은데 선미누나가 나 싫어하잖아.

- ...

- 누나 생각은 어때?

-  ...

- 내년이면 복학해서 만나기 힘들잖아. 여기서 통학하기도 힘들고....

- 너가 가고 싶으면 도로주행 시험 보고 가.. 실기까지 합격했는데 지금 포기하면 아깝잖아.


아.. 도로주행. 참 그게 남았지. 이틀동안 충격적인일의 연속이여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 도로주행이 중요한게 아니라 누나 생각이 듣고싶어. 

- 나.. 솔직히 잘 모르겠어. 선미도 중요하고 너도 중요해.

- 그럼.. 선미누나 포기하고 나랑 살수 있어?

- ......

- 혹시 몇주전 누나 모임있다고 늦게 들어온거 그거 선미누나랑 같이 있었지?

- 응...


내가 남편도 아니고 남친도 아니니 둘 사이를 간섭할 자격도 마음도 없었다.

나는 나 나름의 사생활이 아줌마는 아줌마 나름의 사생활이 있으니 존중하고 이해하고 싶었지만,질투라는 감정이 생겨났다.

혹시 이여자가 날 붙잡으려 친구를 이용해서 쑈 하는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했지만,그건 너무 앞서나가는 스토리였다.

집에 들어가 방에 누웠는데 그동안의 일들이 꿈만 같았다. 

일장춘몽 네 글자 밖에 생각이 안 났다.


이왕 이렇게 된거 어떻게 되던지 붙잡고 싶었다. 조심스럽게 일어나 안방으로 향했다.

아줌마 집에 살면서 안방에 처음 들어간다.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다. 샤워중인가?

방에 들어가서 욕실문에 귀를 대보니 물소리가 들린다.


- 누나.. 나 누나랑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어. 

선미 누나가 나 싫어해도 어쩔수 없지만, 그래도 시간이 될 수 있는한 같이 있고 싶다. 

말을 하면서도 손발이 오그라 들었지만, 어쩔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같이 지내고 싶었다.

아무 말도 없더니.. 

- 성일아 건너가서 자. 우선 자고 내일 이야기 하자. 영이나 가사도우미 아줌마가 보면 오해하겠다.


다음날 오후 약국 문을 닫을때쯤 선미누나가 약국에 왔다.

= 야! 너네 둘 저녁에 술한잔 하자.


영화에서 보던 처녀귀신 같았다. 나는 너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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